Monolog
이유선 | 서울대학교 학부대학 강의교수
고려대 철학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미국 버지니아 대학교에서 리처드 로티 교수의 지도를 받아 박사 후 과정을 마쳤다. 고려대 민족문화연구원 연구교수를 거쳐 서울대 기초교육원 강의교수로 재직 중이다. 저서로 『리처드 로티』 『실용주의』 『아이러니스트의 사적인 진리』 『사회 철학』 『로티의 철학과 아이러니』(공저) 『리처드 로티, 우연성, 아이러니, 연대성』 등이 있으며, 역서로 『철학의 재구성』 『공공성과 그 문제들』(공역) 등이 있다.
리처드 로티(Richard Rorty)
1931년 미국 뉴욕에서 태어났다. 시카고 대학에서 철학을 공부하고 예일 대학에서 철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1961년부터 프린스턴 대학 철학과 교수로 재직했고 1979년에는 미국철학회(동부지회) 회장을 지냈다. 영미 분석철학계의 대표주자였던 로티는 1970년대 중반부터 분석철학을 통렬히 비판하고 데카르트 이래 근대철학의 주류를 이뤄왔던 인식론 중심의 철학에 종말을 고하면서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철학자가 되었다. 특히 1979년 출간한 『철학과 자연의 거울』은 진리 탐구로서의 철학의 종언을 선언하며 전 세계 지성계에 화제와 논란을 불러 왔다. 이로 인해 철학과 동료 교수들과의 불화가 심화되자 로티는 1982년 버지니아 대학 인문학 석좌교수로 자리를 옮기게 된다.
1989년 출간한 『우연성, 아이러니, 연대』는 그의 독창적인 사상이 가장 잘 나타나 있는 저작으로 꼽히며 25개국 언어로 번역되었다. 이 책에서 로티는 언어, 자아, 공동체의 우연성에 대해 논하며 자아창조의 요구와 인류 연대의 희망을 통합시키려는 오래된 철학적 문제를 해소하고, 철학적 지식이 아니라 사회적 희망과 상상력을 사회 변화의 추동력으로 위치시키는 선구적인 시도를 하고 있다. 이후 1998년부터 스탠퍼드 대학 비교문학과 교수로 재직했으며, 네 권의 철학 논문집과 강연문 등 다양한 저서를 출간했다. 1998년 출간한 『미국 만들기』는 트럼프 대통령 당선을 예견한 책으로 2016년 다시 화제가 되기도 했다. 로티는 정체된 철학의 혁신을 주도한 창조적인 철학자이자, 공공 지식인으로서 다양한 사회 활동을 펼친 희망의 실천가로 기억된다. 2007년 타계한 이후로도 그의 영향력은 점점 커지고 있다.
01 이유선과 리처드 로티
02 교육과 미디어
03 마지막 어휘 그리고 브랜드
04 연대에 대하여
나는 세상을 바꾸는 일을 하고 싶다. 과거에도 그랬고 현재도 그렇다. 미래는 모르겠지만 아직까지 그 마음이 바뀐 적은 없다. 어쩌면 내가 인터뷰 매거진을 하는 것도 그 연장선상에 있을지도 모른다. 세상을 바꾸고 있는 사람들을 가까이서 관찰하고 또 대화해 보고 싶은 마음이 컸던 것 같다.
그렇다고 분수를 넘는 일을 도모하고 싶지는 않다. 속한 분야에서 가진 능력으로 그것을 추진해 보고 싶다. 혁명가까지는 아니고 개혁가 정도가 맞겠다. 브랜드라는 영역에서 컨설턴트라는 역할로 그 일들을 진행해 보고 싶다.
브랜드는 원래 기업의 영역이었다. 하지만 10여 년 전 SNS와 함께 불어온 퍼스널 브랜딩 바람은 이 씬 자체를 크게 확장시켰다. 이제는 기업과 개인이 모두 브랜드로 규정되고 또 연결된다. 하지만 규모의 확장이 담론의 발전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조수용’ 대표가 쏘아 올린 ‘매거진B’는 한때 획기적이었으나 이제는 브랜드 레퍼런스 북이 되었다.
그러던 찰나에 ‘리처드 로티’라는 철학자를 알게 되었다. 그는 인간은 모두 우연적이고 모순적인 존재이며 개인의 삶 속에서 언어를 통해 그것을 재정의해나가는 행위 그 자체가 ‘정체성’이라는 주장을 했다. 나는 그에게 완전히 경도되었고 한참을 그의 책 속에서 살았다. 어두컴컴한 브랜드 씬에 한줄기 빛이 내려오는 느낌이었다.
한국에 그에게 직접 사사를 받은 제자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서울대학교에서 교양강의를 진행하는 이유선 교수다. 어렵게 연락처를 알아냈고 직접 찾아갔다. 그에게 ‘리처드 로티’의 이론이 가진 위대함과 지금 이 시점에 그것이 얼마나 유의미한지를 강변했다. ‘로티’를 평생 공부한 그의 입장에서 보면 꽤 당황스러운 상황이었을 것 같다.
그에게 모노로그 인터뷰를 요청했다. ‘로티’에 대해 알고 싶었고 ‘로티’와 직접 소통을 나눈 ‘그’에 대해 알고 싶었다. 우리에게는 ‘로티’의 이론이 가진 상상력과 따뜻함이 세상에 더 많이 알려져야 한다는 공감대가 있었다. 나는 ‘로티’의 이론이 대한민국의 브랜드 씬을 바꿀 수 있다고 믿는다. 그리고 이것은 내 분수 안에서 세상을 바꾸는 일이기도 하다.
Edit 송주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