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희 편집장에 대해서는 우선 소문으로 먼저 접했습니다. ‘인터뷰’라는 장르와 ‘세대’라는 주제에 관심이 많다는 걸 아는 지인에게 어느 날 ‘혹시 김민희 편집장이라고 아세요? 이 분도 X 세대 이야기 하시던데?’라는 특급 정보를 얻게 되었습니다.
평소 X 세대가 개인주의를 문화로서 도입한 최초의 세대이고 아직 그들이 해야 할 일이 남아있다고 생각했던 사람으로서 귀가 번쩍이는 이야기였습니다. 그리고 그가 쓴 책과 인터뷰를 탐독한 후 만나야 할 사람 리스트에 올려놓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이 당시에는 김민희 편집장이 우리의 인터뷰이가 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그러다 이 분이 요조를 인터뷰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생명을 향한 한없이 무해한 시선’이라는 탁월한 제목으로 완성된 ‘TOPCLASS' 2021년 5월 호 인터뷰는 김민희 편집장을 인터뷰이로 섭외하게 된 결정적 계기가 된 컨텐츠입니다.
우리는 요조에 대해 어느 정도 공부를 마친 상태였기 때문에 이 인터뷰를 통해 김민희 편집장의 인터뷰 실력을 제대로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특히 요조의 동생 신수현 씨에 대한 이야기는 쉽지 않은 주제이지만 지금의 요조를 이해하기 위해서 꼭 들어가야 하는 부분인데 절제되면서도 분명하게 그 내용들이 잘 담겨 있어 솔직히 좀 감탄했습니다.
요조 역시 그 인터뷰를 자신이 최근에 한 인터뷰 중 최고의 인터뷰로 뽑았기 때문에 그 기획을 좀 더 확장해 보고 싶었고 그래서 위치를 바꿔 인터뷰어 요조와 인터뷰이 김민희가 만나는 자리가 성사된 것입니다.
김민희 편집장과 2시간 정도 사전 인터뷰를 하며 받은 느낌은 긍정적 의미의 ‘한국적이다’라는 것이었습니다. 박노해 씨가 <걷는 독서>에서 이야기한 3단(단순하게 단단하게 단아하게)에 걸맞은 인물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진심으로 경청해 주고 시선도 따뜻했지만 관점은 명확했고 정리는 깔끔했습니다. 그래서 그 만남 이후 우리는 ‘따뜻한 미니멀리스트’라는 별명을 지어주기도 했습니다.
창작자 요조와 편집자 김민희는 참 괜찮은 조합인 것 같다는 생각을 인터뷰를 보는 내내 하게 되었습니다. 각자의 인생 속에서 걸어온 길이 대조되지만 상대방의 이야기에 ‘이거 완전 나랑 똑같은데’라는 눈빛을 나누는 모습을 여러 차례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서로의 마음을 읽었고 그 결과 상당히 진솔한 문답들이 이어졌습니다. 그리고 우리 역시 그 광경을 뿌듯하게 바라보았습니다.
앞으로 그들이 또 무슨 일을 함께 하게 될지는 아직 알 수 없지만 지금의 인터뷰가 그 계기가 된다면 정말 좋을 것 같습니다. 무엇인가가 되고자 하는 간절함은 없지만 무엇인가를 알고자 하는 호기심은 충만한 그들이기에 앞으로 무슨 일을 벌일지 벌써부터 기대가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