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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리카와 아야(成川 彩)라는 경계

December 23, 2025

Monolog


나리카와 아야 (成川 彩)

1982년 일본 오사카에서 태어나, 아름다운 자연에 둘러싸인 시골 고치에서 자랐다. 영화관 집 딸인 엄마의 영향으로 어렸을 때부터 영화 보는 것을 좋아했다. 고베대학 법학부를 졸업했으며, 한일 월드컵이 열린 해에 한국으로 어학연수를 왔다가 한국 영화의 매력에 빠졌다. 오사카대학 대학원에서 통·번역을 전공했으며, 2008년에 아사히신문에 입사했다. 나라, 도야마, 오사카, 도쿄에서 문화부 기자로 활동했다.

임권택, 봉준호, 허진호 등 한국의 영화감독들을 만나 인터뷰하고, 매년 부산국제영화제를 취재하면서 본격적으로 한국 영화를 배우고 싶다는 꿈을 키웠다. 2017년 1월 아사히신문을 퇴사하고, 그해 3월 동국대학 영화영상학과 석사 과정에 입학했다. 중앙SUNDAY, 아사히신문GLOBE+에 칼럼을 연재하는 등 한국과 일본을 오가며 집필 활동을 하고 있다.

현재 KBS 월드 라디오 일본어 프로그램 〈현해탄의 무지개〉에서 한국 영화와 소설을 소개하고 있다. 2020년 한국에서 『어디에 있든 나는 나답게』, 2023년 일본에서 『현지발 한국 영화 드라마의 왜?』, 2025년 『지극히 사적인 일본』을 출간했다.

01 아사히신문 기자
02 월드컵과 세월호
03 고양이를 부탁해
04 개인주의와 집단주의
05 여성주의
06 경계인 ‘나라카와 아야’

아사히신문 기자 출신으로 한국 영화를 사랑하는 ‘지극히 사적인 일본’의 저자 ‘나리카와 아야’는 2002년 처음 한국을 경험했다. 2002년은 한국에도 매우 특별한 해였다. 월드컵이 있었고 대통령도 바뀌었다. 아마 대한민국 역사상 가장 많은 에너지가 뿜어 나온 해로 기억한다. 당시 대학생이었던 그는 자국에서 한번도 겪어보지 못한 에너지를 이웃 국가에서 체험한다. 그리고 그렇게 한국에 빠져들었다.

그에게 모노로그 인터뷰를 제안한 것은 아주 오래 전이었다. ‘지극히 사적인 일본’의 전작인 ‘어디에 있든 나는 나답게’를 읽고 메시지를 보냈다. 당시 나는 ‘책방무사 서울’을 준비하고 있었고 그는 ‘지극히 사적인 일본’의 출간을 준비하고 있었다. 시간을 가지고 천천히 인터뷰를 진행하기로 했다. 그 사이 많은 인연들이 겹쳐졌다. 진보초에서 한국 문학을 전파 중인 김승복 대표, ‘고양이를 부탁해’와 ‘말하는 건축가’의 정재은 감독, ‘한여름의 판타지아’의 장건재 감독, 서울시립대에서 국문학을 전공 중인 배우 ‘히로사와 소우’까지 다양한 네트워크가 그를 통해 발현됐다.

지난 여름에는 ‘아야북스’라는 이름으로 일주일 간 팝업서점도 열었다. 쉽지 않은 과정이었지만 서로 배우는 부분이 많았다. 모노로그 인터뷰를 진행하기 위해 그에 대한 공부를 하면서 내가 가장 놀란 부분은 지금까지의 인생이 너무나도 파란만장했다는 것이었다. 정말 이 사건들이 한 사람의 인생 안에서 일어난 것이 맞을까 할 정도로 많은 일들을 경험했다. 개인적인 일도 있었고 사회적인 일도 많았다. 나에게 그는 ‘고양이를 부탁해’ 속 태희와 지영을 합쳐놓은 인물 같았다.

그는 기자로서 2010년대 이후 한국의 중요 사건들을 아주 가까운 거리에서 관찰했다. 특히, 2014년 ‘세월호 참사’를 취재 후에 그가 남긴 술회를 듣고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취재를 마치고 그가 지국장에게 이야기했다는 "내가 그동안 알던 한국이 아니었다."는 고백은 그 어떤 평가보다 우리의 폐부를 찌른다.

그와의 인연은 ‘아야북스’ 이후에도 계속 되었는데 가장 최근에는 도쿄에서 있었던 ‘케이북페스티벌’의 홍보를 위하여 출판사 무제의 박정민 대표 인터뷰를 함께 작업했다. 그 영상은 ‘아이브매거진’ 버전으로도 조만간 공개될 예정이다. 나는 여전히 한국의 에너지와 일본의 규율이 만나면 새로운 움직임이 만들어질 수 있다고 믿고 있다. 재미있는 건 그는 나보다 에너지가 넘치고 나는 그보다 규율적이라는 것이다. 어쩌면 우리 모두 한국과 일본 사이의 경계에서 교차하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그의 미래에 건투를 빌고 싶다. 그것은 한국과 일본의 우정과 발전을 위하는 일이기도 하다.

Edit 송주환

나리카와 아야 (成川 彩)

1982년 일본 오사카에서 태어나, 아름다운 자연에 둘러싸인 시골 고치에서 자랐다. 영화관 집 딸인 엄마의 영향으로 어렸을 때부터 영화 보는 것을 좋아했다. 고베대학 법학부를 졸업했으며, 한일 월드컵이 열린 해에 한국으로 어학연수를 왔다가 한국 영화의 매력에 빠졌다. 오사카대학 대학원에서 통·번역을 전공했으며, 2008년에 아사히신문에 입사했다. 나라, 도야마, 오사카, 도쿄에서 문화부 기자로 활동했다.

임권택, 봉준호, 허진호 등 한국의 영화감독들을 만나 인터뷰하고, 매년 부산국제영화제를 취재하면서 본격적으로 한국 영화를 배우고 싶다는 꿈을 키웠다. 2017년 1월 아사히신문을 퇴사하고, 그해 3월 동국대학 영화영상학과 석사 과정에 입학했다. 중앙SUNDAY, 아사히신문GLOBE+에 칼럼을 연재하는 등 한국과 일본을 오가며 집필 활동을 하고 있다.

현재 KBS 월드 라디오 일본어 프로그램 〈현해탄의 무지개〉에서 한국 영화와 소설을 소개하고 있다. 2020년 한국에서 『어디에 있든 나는 나답게』, 2023년 일본에서 『현지발 한국 영화 드라마의 왜?』, 2025년 『지극히 사적인 일본』을 출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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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선 그리고 리처드 로티

December 23, 2025

Monolog


이유선 | 서울대학교 학부대학 강의교수

고려대 철학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미국 버지니아 대학교에서 리처드 로티 교수의 지도를 받아 박사 후 과정을 마쳤다. 고려대 민족문화연구원 연구교수를 거쳐 서울대 기초교육원 강의교수로 재직 중이다. 저서로 『리처드 로티』 『실용주의』 『아이러니스트의 사적인 진리』 『사회 철학』 『로티의 철학과 아이러니』(공저) 『리처드 로티, 우연성, 아이러니, 연대성』 등이 있으며, 역서로 『철학의 재구성』 『공공성과 그 문제들』(공역) 등이 있다.

리처드 로티(Richard Rorty)

1931년 미국 뉴욕에서 태어났다. 시카고 대학에서 철학을 공부하고 예일 대학에서 철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1961년부터 프린스턴 대학 철학과 교수로 재직했고 1979년에는 미국철학회(동부지회) 회장을 지냈다. 영미 분석철학계의 대표주자였던 로티는 1970년대 중반부터 분석철학을 통렬히 비판하고 데카르트 이래 근대철학의 주류를 이뤄왔던 인식론 중심의 철학에 종말을 고하면서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철학자가 되었다. 특히 1979년 출간한 『철학과 자연의 거울』은 진리 탐구로서의 철학의 종언을 선언하며 전 세계 지성계에 화제와 논란을 불러 왔다. 이로 인해 철학과 동료 교수들과의 불화가 심화되자 로티는 1982년 버지니아 대학 인문학 석좌교수로 자리를 옮기게 된다.

1989년 출간한 『우연성, 아이러니, 연대』는 그의 독창적인 사상이 가장 잘 나타나 있는 저작으로 꼽히며 25개국 언어로 번역되었다. 이 책에서 로티는 언어, 자아, 공동체의 우연성에 대해 논하며 자아창조의 요구와 인류 연대의 희망을 통합시키려는 오래된 철학적 문제를 해소하고, 철학적 지식이 아니라 사회적 희망과 상상력을 사회 변화의 추동력으로 위치시키는 선구적인 시도를 하고 있다. 이후 1998년부터 스탠퍼드 대학 비교문학과 교수로 재직했으며, 네 권의 철학 논문집과 강연문 등 다양한 저서를 출간했다. 1998년 출간한 『미국 만들기』는 트럼프 대통령 당선을 예견한 책으로 2016년 다시 화제가 되기도 했다. 로티는 정체된 철학의 혁신을 주도한 창조적인 철학자이자, 공공 지식인으로서 다양한 사회 활동을 펼친 희망의 실천가로 기억된다. 2007년 타계한 이후로도 그의 영향력은 점점 커지고 있다.

01 이유선과 리처드 로티
02 교육과 미디어
03 마지막 어휘 그리고 브랜드
04 연대에 대하여

나는 세상을 바꾸는 일을 하고 싶다. 과거에도 그랬고 현재도 그렇다. 미래는 모르겠지만 아직까지 그 마음이 바뀐 적은 없다. 어쩌면 내가 인터뷰 매거진을 하는 것도 그 연장선상에 있을지도 모른다. 세상을 바꾸고 있는 사람들을 가까이서 관찰하고 또 대화해 보고 싶은 마음이 컸던 것 같다.

그렇다고 분수를 넘는 일을 도모하고 싶지는 않다. 속한 분야에서 가진 능력으로 그것을 추진해 보고 싶다. 혁명가까지는 아니고 개혁가 정도가 맞겠다. 브랜드라는 영역에서 컨설턴트라는 역할로 그 일들을 진행해 보고 싶다.

브랜드는 원래 기업의 영역이었다. 하지만 10여 년 전 SNS와 함께 불어온 퍼스널 브랜딩 바람은 이 씬 자체를 크게 확장시켰다. 이제는 기업과 개인이 모두 브랜드로 규정되고 또 연결된다. 하지만 규모의 확장이 담론의 발전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조수용’ 대표가 쏘아 올린 ‘매거진B’는 한때 획기적이었으나 이제는 브랜드 레퍼런스 북이 되었다.

그러던 찰나에 ‘리처드 로티’라는 철학자를 알게 되었다. 그는 인간은 모두 우연적이고 모순적인 존재이며 개인의 삶 속에서 언어를 통해 그것을 재정의해나가는 행위 그 자체가 ‘정체성’이라는 주장을 했다. 나는 그에게 완전히 경도되었고 한참을 그의 책 속에서 살았다. 어두컴컴한 브랜드 씬에 한줄기 빛이 내려오는 느낌이었다.

한국에 그에게 직접 사사를 받은 제자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서울대학교에서 교양강의를 진행하는 이유선 교수다. 어렵게 연락처를 알아냈고 직접 찾아갔다. 그에게 ‘리처드 로티’의 이론이 가진 위대함과 지금 이 시점에 그것이 얼마나 유의미한지를 강변했다. ‘로티’를 평생 공부한 그의 입장에서 보면 꽤 당황스러운 상황이었을 것 같다.

그에게 모노로그 인터뷰를 요청했다. ‘로티’에 대해 알고 싶었고 ‘로티’와 직접 소통을 나눈 ‘그’에 대해 알고 싶었다. 우리에게는 ‘로티’의 이론이 가진 상상력과 따뜻함이 세상에 더 많이 알려져야 한다는 공감대가 있었다. 나는 ‘로티’의 이론이 대한민국의 브랜드 씬을 바꿀 수 있다고 믿는다. 그리고 이것은 내 분수 안에서 세상을 바꾸는 일이기도 하다.

Edit 송주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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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조라는 프리즘

April 8, 2025

Monolog


요조 | 뮤지션 & 작가

<My Name is Yozoh> <나의 쓸모> <나는 아직도 당신이 궁금하여 자다가도 일어납니다> <이름들> 등의 앨범을 냈고, 『오늘도, 무사』,『아무튼, 떡볶이』,『여자로 살아가는 우리들에게』(공저), 『실패를 사랑하는 직업』, 『만지고 싶은 기분』 등의 책을 썼다. 2015년 서울 종로구에서 '책방무사'를 열었고, 2016년 제주 성산읍 수산리에서 옮긴 후 2024년까지 운영했다. 현재는 서울 신촌에서 세번째 ‘책방무사’를 운영 중에 있다.

01 요조 그리고 홍대여신
02 요조와 신수진 사이
03 아름다운 것을 보면 슬퍼진다
04 다른 사람을 흉내내면서 산다
05 좋은 사람이 되고 싶다

우리는 매년 초 그해의 키워드를 정합니다. 그 시점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단어를 선정하고 한 해 동안 마음속에 새깁니다. 작년의 키워드는 ‘고독’이었습니다. ‘고독’은 ‘외로움’과 다른 단어입니다. 준비하는 이들에게 필요한 고립의 시간을 의미합니다. 우리는 2024년 꽤 ‘고독’했습니다.

올해의 키워드는 ‘용기’입니다. ‘용기’는 ‘겁’의 반대말이 아닙니다. ‘겁’이 남에도 불구하고 앞으로 한 발 딛는 마음이 바로 ‘용기‘입니다. 2025년은 우리에게 ‘용기’가 필요한 해입니다. ‘고독’을 통해 준비한 변화들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가장 큰 변화는 ‘아이브매거진’의 초대 인터뷰어였던 ‘요조’와의 협업에서부터 시작됩니다. 그와의 협업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첫 번째는 ‘아이브매거진’입니다. 2025년 4월, 요조는 ‘아이브매거진’의 2대 편집장이 됩니다. 그는 올해 9월 발행 예정인 4호부터 편집장으로서 ‘아이브매거진’을 총괄합니다. (2025년 3월까지 아이브매거진 1호 재발간과 2,3호 동시 발간이 완료될 예정입니다.)

두 번째는 ‘아이브소사이어티’입니다. 2025년 3월, 우리는 ‘요조’가 지난 10년 동안 운영해 온 ‘책방무사’와 함께 신촌에서 새로운 커뮤니티형 서점을 오픈합니다. 2025년 상반기에는 여러 기획들을 테스트할 예정이며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정규 프로그램들을 하나하나 선보이도록 하겠습니다.

요조와의 협업을 준비하며 그동안 그와 했던 작업들을 다시 한번 돌아보았습니다. 그중 아이브매거진 창간호의 프리뷰 인터뷰가 눈에 띄었습니다. 편집 과정에서 제외된 그 자신에 대한 이야기를 이번에 ‘모노로그’ 시리즈로 재편집해 보았습니다. ‘요조라는 프리즘’이라고 명명된 이번 인터뷰는 그와 우리의 첫 만남을 기록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습니다.

2017년 8월 여성동아 정희순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요조는 ‘삶에서 가장 큰 도전’을 묻는 질문에 ‘아직 그 도전은 오지 않았다’고 대답했습니다. 앞으로 우리의 눈빛이 그를 통해 세상의 컬러로 전달되기를 기대해 봅니다.

Edit 송주환 | 아이브매거진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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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자영으로의 초대

January 10, 2025

Monolog


채자영 | 스토리소사이어티 대표


아름답고 바른 우리말을 써야하는 방송 현장부터 누군가의 마음을 움직여야 하는 비즈니스 입찰 현장, 가장 정확한 언어로 나를 표현해야 하는 브랜딩 현장까지 15년째 '말’과 ‘언어'의 본질을 탐구하며 ‘이야기’의 가치를 전하고 있다. 모든 업의 중심에 '말'이라는 단어가 있으며 이 단어 속에는 '정체성(Identity)'라는 단어가 숨어있다. 인생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인 '이야기'와 가장 잘 할 수 있는 일이라 믿는 '프리젠터'의 합성어 '스토리젠터(Storysenter)'라는 이름으로 철학과 문학, 비즈니스의 경계를 넘나들며 '이성과 감성의 조화로 마음을 움직이는 내러티브 전략을 만드는 일'을 하고 있다. 저서로 『실전 프레젠테이션 이야기』, 『밀레니얼 패밀리의 탄생』, 『말가짐』이 있다.

01 채자영이 있기까지
02 스토리젠터 채자영
03 자기다움에 대하여
04 밀레니얼 패밀리의 탄생
05 인터뷰를 마치며

‘아이브모노로그’는 ‘아이브매거진’에서 파생된 기획입니다. ‘아이브매거진’은 이슈 중심 미디어기 때문에 화자의 개인적인 이야기를 담기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그래서 그런 이야기도 함께 나눌 수 있는 인물 중심의 독백형 인터뷰 시리즈를 만들어 보고 싶었습니다.

‘아이브모노로그’의 첫번째 인물을 설명하기 위해서는 먼저 저의 결핍을 고백해야 합니다. 저는 대학 졸업 후 줄곧 브랜드 씬에 있었고 지금도 ‘아이브클러스터’를 통해 관련 업무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기업이나 상품 뿐만 아니라 개인도 브랜드가 될 수 있는 ‘브랜드의 시대’입니다. 하지만 그 시대적 중요성에 비해 그것을 구체화하는 담론은 턱없이 부족합니다. 언제적 ‘포지셔닝’이고 언제적 ‘세스 고딘’입니까? 담론의 측면에서만 본다면 이 씬은 오랫동안 정체 중입니다.

그래서 첫번째 인물은 제가 속한 브랜드 씬에서 꼭 찾아보고 싶었습니다. 저의 결핍을 공유하고 또 함께 이야기해볼 수 있는 동료들을 조사했습니다. 그러다 생각지도 못했던 사람을 발견했습니다. 브랜드 씬에는 얼마 전 입성한 ‘채자영’이라는 인물입니다.

그를 처음 알게 된 것은 2021년에 우연히 보게 된 브이로그 영상이었습니다. ‘사랑하는 일을 그만둔 이유.’라는 타이틀의 영상이었는데 완성도가 높진 않았지만 큰 에너지가 느껴졌습니다. 조사를 해보니 그 에너지에는 일관성이 있었고 무엇보다 방향성이 구체적이었습니다. 그것은 ‘성공’이나 ‘인정’보다 ‘자아실현’에 좀 더 가까운 개념이었습니다. 앞으로 지켜볼 필요가 있는 인물이라는 생각이 들어 인터뷰 후보 리스트에 올렸습니다.

그는 현재 스토리를 기반으로 한 브랜드 컨설팅 회사인 ‘스토리소사이어티’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브랜드 씬은 지난 20년 동안 세번의 전환기를 겪었습니다. ‘최인아’ 같은 AE가 이끈 ‘광고의 시대’, ‘차석용’ 같은 마케터가 설계한 ‘프로모션의 시대’, 그리고 ‘조수용’ 같은 디자이너가 제안한 ‘아이덴티티의 시대’가 바로 그것입니다.

여기에 ‘채자영’은 문학과 철학이 결합된 ‘스토리의 시대’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언어로의 회귀를 통해서 브랜드의 본질을 재구성하는 방식입니다. 맥락 상으로 충분히 가능성 있는 접근이라고 생각합니다. 또, 담론이 부족한 브랜드 씬에도 새로운 활력이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미 해외에서는 ‘ReD Associate’ 같은 회사가 비슷한 접근으로 성공적인 브랜드 컨설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번 인터뷰를 마치고 그를 더 좋아하게 되었습니다. 정확하게 이야기하자면 그에게 좀 더 관대해진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 그는 멋지고 싶은 마음이 가득한 사람입니다. 그냥 남들에게 멋져 보이는 수준이 아니라 정말 멋진 사람이 되고 싶어하고 또 그를 위해 노력합니다. 개인이 미디어화되고 나르시시즘이 하나의 미덕이 되어버린 지금, 나름의 방식으로 긍정의 해법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과정에서 지난 20년 간의 ‘채자영’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그는 많은 어려움을 스스로 이겨냈고 그 과정을 통해 진화했습니다. 여전히 부족한 부분들이 남아있지만 그에게는 용기와 에너지가 있습니다. 훗날 그가 대한민국 브랜드 씬의 네번째 전환기를 대표하는 인물로 기록될 수 있기를 기대해봅니다.

Edit 송주환 | 아이브매거진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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